<본문중에서>
관장이 언짢아 모욕적인 태도로 묻습니다.
"네가 믿는다는 하느님이 도대체 어느 책에 적혀있느냐?"
그 여인이 대답하죠.
"저는 글을 배우지 못해서 제 이름도 적을 줄 모릅니다."
이러니 관장이 얼마나 더 화가 나겠어요.
"글도 모르는 게 뭘 안다고 천주를 믿느냐,
너 하느님 본 적 있느냐?" 하며 다그칩니다.
"나으리, 제가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믿지 말아야 할 것으로 말한다면
저는 이 나라의 나라님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나라님께서 보내셔서 오신 관장님을 보고
저는 나라님이 계실 줄 믿나이다.
세상이 있는 걸 보고 이 세상을 만드신 분을
어찌 믿지 않겠나이까."
- '하느님도 나라님도 본 적 없지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