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학
창을 열면 바다가 보이는 허름한 집 툇마루에서 아버지가 도회지에 나가
어렵게 구해온 책을 표지가 너덜너덜해지도록 읽고 또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윤 학은 변호사가 되고 법학박사도 되었지만
어릴 적 아버지 옆에서 책을 읽던 소년의 마음이, 맑은 정신이 그립다.
사람들 역시 가치 있는 것에 목말라하고 순수한 세계를 열망하면서도
남의 눈에 얽매여, 자기 생각에 빠져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의 사랑은 세상을 향한 글쓰기로 확장되었다.
<가톨릭다이제스트>와 <월간독자 Reader>를 발행하고 있는 그는
사람들 가슴에 다가갈 글 한 편을 위해 오늘도 수없이 생각하고 애달아 하면서 글을 쓴다.
이제 그의 글은 세상에 주는, 그만의 독특한 사랑의 선물이 되었다.
이 책은 <흰 눈을 털며 달려가던>으로 나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이번에
<만화책과 빈 주전자>라는 개정판으로 새롭게 발간되었다.
서울대 법대 졸업. 법학박사. 변호사
<가톨릭다이제스트> <월간독자 Reader> 발행인
흰물결아트센터 대표
어머니 밥상마냥 깊은 맛으로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는 흔하디흔한 삶의 이야기들이
어머니 밥상마냥 깊은 맛으로 다가왔다.
때로는 아연 긴장케 하고 때로는 살포시 웃음을 머금게 하면서
부지불식간에 삶의 진수 속으로 빨려들게 하는 이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임권택 감독의 ‘추천의 글’ 중에서
세상 물정 모르는 놈으로 여기는 눈빛이
의뢰인들은‘담당 판사와 잘 아는지’를 먼저 물어왔다.
나는 판사와의 친분보다 법률적 쟁점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임을 설득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당신이 선생이라면 2등 아이의 엄마와 잘 안다는 이유로 2등을 1등으로 만들겠느냐?
판사도 질 사람을 이기게 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전관예우’니 ‘사법부정’이니 하는 세상의 속설에 물든 사람들은
나를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놈으로 여기는 눈빛이었다.
‘아버지의 저울’ 중에서